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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긁는 소리, 껌 씹는 소리… 왜 듣기 싫을까?

by 억수르 털보 2024. 10. 1.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며 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듣기 싫은 소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 껌을 씹는 소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소리들은 우리의 신경을 자극하며 듣기 싫게 느껴질까요? 그 원인을 과학적 연구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청각 시스템의 과민 반응

우리가 소리를 듣는 과정은 귀에서 시작됩니다. 소리가 외이도를 통해 고막에 전달되면 중이를 거쳐 뇌로 신호가 전달됩니다. 이때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가 우리의 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할 때 그 소리는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칠판을 긁는 소리와 같은 고주파 소리는 우리의 청각 시스템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게 만듭니다.

2011년에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칠판 긁는 소리와 같은 불쾌한 소리는 2000~4000Hz 대역의 주파수에서 나타납니다. 이 주파수 대역은 인간의 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범위로 소리 자체가 작더라도 이 범위 안에 있으면 강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연구는 이러한 소리가 귀뿐만 아니라 뇌의 편도체(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부위)를 자극해 불쾌감을 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2. 진화적 이유

불쾌한 소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진화적인 측면에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생존을 위해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피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날카롭거나 갑작스러운 소리는 위험을 경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우리가 즉각적인 반응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칠판 긁는 소리나 껌 씹는 소리처럼 특정한 소리는 우리의 원초적인 두려움과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또한 껌 씹는 소리와 같이 반복적인 소리도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진화적으로 무언가를 주의 깊게 경계해야 할 때 반복적인 소리가 우리를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을 수 있습니다.

3. 미소포니아: 특정 소리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

최근 연구들은 특정 소리에 대한 과민 반응을 설명하기 위해 "미소포니아"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미소포니아는 특정 소리에 대해 강한 혐오감을 느끼는 상태로 칠판 긁는 소리나 껌 씹는 소리처럼 일상적인 소리에 대해 지나치게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을 말합니다.

뉴캐슬 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는 미소포니아를 앓는 사람들이 특정 소리에 대해 뇌의 전두엽과 청각 피질 간의 과도한 연결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는 소리를 단순히 듣는 것 이상의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이러한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때 강한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4. 심리적 요인

이 외에도 심리적 요인 역시 특정 소리에 대한 반응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껌 씹는 소리가 싫은 이유는 단순히 그 소리 자체뿐만 아니라 그 소리가 사회적으로 무례하거나 비호감적인 행동과 연관될 때 더 강하게 불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소리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개인의 경험이나 문화적 배경에 의해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결국 칠판 긁는 소리나 껌 씹는 소리가 불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우리의 청각 시스템의 민감성, 진화적 본능, 미소포니아와 같은 신경학적 조건, 그리고 심리적 요인들이 이러한 소리를 듣기 싫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이러한 소음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함으로써 우리가 불편하게 느끼는 소리에 대처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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